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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피자 구워봤다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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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는 급기야 이전 피자굽기로부터 일주일이 지나 집으로 다시 돌아왔고 일주일간 김치냉장고에서 강제 숙성당한 도우를 구워먹어봤다.

반죽의 상태 미화 500% 현실은 슬라임몬스터 레벨 100

김치냉장고에서 꺼내보니 지퍼백에 올리브유 안둘르고 그냥 집어넣은 상태였어서 꺼내는데 완전 애먹었지만 사실 반죽 자체에 올리브유 범벅이 되어 있어서 일단 꺼내지기는 했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며 기름의 승리라고 할 수 있겠다.

꺼내니까 확 올라오는 이스트 냄새... 그래 너 발효 잘했어 사방팔방 끈적이는 그런 반죽 되었는데 신기한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분명 집어넣기 전에는 

 

지난번 반죽 상태. 아무튼 반죽같은 형태는 유지하고있다

이렇게 애궁 (애기궁뎅이라는 뜻)같은 반죽이었는데 숙성시키고 나니까 좀 더 되직해져서 아니 손에 엄청 달라붙는거야...이게...참말로다가...끈적끈적해서 뭐 어떻게 할수가 없네... 아니 나는 물 안집어넣었다고!!!!!!!!!!!! 또 근데 간지나는 피자는 웻도우라면서... 본능적으로는 밀가루 더 쳐야 뭘 해도 하겠다 싶어서 최소한의 밀가루를 덧가루처럼 뿌리는데

아래 저기 튀어나온 방구구멍이 숙성의 증거...아님말고....

이놈의 반죽새끼가 웻애스도우처럼 돼서 좀처럼 정리가 안된다. 이리 뒤집어봐도 저리 뒤집어봐도 밀가루를 원하는 그 탐욕 (라디오헤드 탐욕 아님ㅋ) 스러운 도우놈의 새끼...이래서 괜히 호머심슨이 기쁠때나 슬플때나 도우! 도우! 그러는건 아닌것 같고...암튼 

사실 이거 찍을 때만 하더라도 아 걍 빨리 뒤적뒤적하고 토핑올리고 먹고 말아야지 이랬음

그러니까...저 밀가루를 덧가루로 2mm로 얇게 펴바를 정도로 뒤덮고 나서야 겨우 반죽같은 반죽이 되어가기 시작했고 나는 분명 지난주에 개 고생을 하며 반죽을 했는데 왜 또 반죽을 해야하는지 모르겠는 상황이 와버렸고 난 그냥 대충 반죽만 펴면 될줄 알았는데 시간은 벌써 20분동안 반죽이랑 씨름 씨름 개씨름을 하게 된 것이다 시벌...

어떻게든 꾹꾹이와 밀가루 덧가루와 운과 중력과 의지로 만들어낸 결과물

결국 팬에 이전보다 한 1.3배는 더 두꺼운 반죽을 폈고 나는 자그마한 승리의 기운을 얻어냈다... 이겼어...이긴거야...반죽과의 싸움에...반죽여버릴라...

해냈다고...해냈어...해피너스...해너츠....

아무튼 8시 30분에 백화점 들릴려다 그때는 이미 백화점이란 백화점은 모두 문닫는다는 것을 까먹은 멍청한 나는 문닫기 또 일보 직전인 마트에 들러서 기적적으로 구입한 그때 그 생모짜렐라와 바질페스토를 가지고 거 뭐 피자 토핑 대충 두둥탁 하면 되는거 아닌가 생각으로 잠에 들었고 이런 나약한 마음가짐이 고통스러운 반죽을 아 뭐라는거냐고...

암튼 토핑 구성은 다음과 같았다

  • 생모짜렐라 치즈 한무더기 전부다 (대략 150그람정도)
  • 바질페스토 작은거 반병 (아 이래도 되나 싶을정도로 많이. 어차피 그 병 다 못먹어)
  • 지난주에 산 하몽 (다 올려버려 다 채워버려)
  • 올리브오일
  • 오레가노

일단 어디서 본건 있어가지구 그 테이스티 핏자 레서피에서 피자 비앙카 만드는게 살짝 나와서 올리브오일을 도우에 흥건하게 뿌리고, 그 다음에 (원래는 오레가노를 투척해야했으나 까먹고 오븐에 넣고나서야 집어넣음) 모짜렐라 치즈를 잔뜩 얹고, 저번보다 반죽이 덜 펴져서 치즈 올라갈 자리가 없어서 한조각 생으로 처먹고, 이걸 저번처럼 230도 오븐에 타지않을정도로만 구워보니 이렇게 됐다

보정좀해라 인간아

바질페스토를 올리고 구웠으면 뭔가 향이 다 날아가지 않을까 싶어서 (물론 인터넷 선생님들이 그러라고도 했지만) 바질페스토와 하몽은 나중에 얹었고 그 결과는 아래처럼 되었다

진짜 더 이상 대충이 없다 사진 토핑 피자 반죽 뭐 하나 이쁜게 없네

이제 돌이킬 수 없는 피자의 시간이 왔고... 

 

 

4등분해서 한입을 접어 딱 먹어보는데 

짜...짜요짜요...

아니 감칠맛 개터지는걸 한국인은 짜다고 표현을 보통 하긴 하지만 아무생각 없이 다 때려박아서 짠건 짠것이었다 아 물론 소금 때문에 짠건 아니고... 아 몰라 김치맨은 그래! 엄마는 마트에서 살아! 하몽은 원래 짜다고! 하지만 페스토도 짤 줄은 몰랐지! 아닌가! 아! 몰라! 어떡해! 맛있는데 시팔!!!

승리했다~~~나 근데 파판7 어렸을때 한번 해보고 깨긴 깼는데 재미없었음

암튼 개맛있었고 이제 더 구울 도우는 없었지만 그래도 행복했으며 올리브오일로 도우 뒤덮고 구우니까 도우가 전체적으로 바삭바삭해져서 파는피자의 도우처럼 되었고 (와 개꿀팁(와 아담라구시아가 유튭에서 그러랬는데(와 까먹음 (와)))) 하몽은 와인이랑 같이먹어야겠다 생각 들게 하였으나 안타깝게도 저녁에 차끌고 나갈 약속이 있어 와인은 못깠고 사실 집에 와인도 없어서 얌전하게 우유 ㅋㅋㅋㅋ시발 애냐고 우유랑 같이 피자를 3조각 처리했다.

다음 글에 쓰겠지만 바로 그날 저녁에 차 끌고 나갈 약속에 가져갈 르뱅쿠키를 구워야 했고 잠깐 쉰다는것이...그만...

 

결론과 소감

피자 존나 맛있다

다음에 피자 만들 일 있으면 시카고 딥디쉬 피자 만들것이다

생모짜렐라 개좋아

남은 피자소스랑 바질페스토는 언제 먹게 될까 아직 토마토페이스트도 반통이나 남았는데

피자는 구워서 누구 줄래도 배달이 애매하네

아 힘들어 싯팔...